SCIENTIFIC ARCHIVE / 과학적 심리최면

최면에 들면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Published: 2026. 06. 19
Abstract / 핵심 요약

"최면은 의식을 또렷이 지킨 채 주의만 한 곳으로 깊이 모으는 집중 상태입니다. 흔히 최면을 잠들거나 정신을 놓는 일로 여기지만, 뇌 영상 연구는 정반대를 보여 줍니다. 최면에 들면 끊임없이 주변을 살피고 걱정하던 뇌 부위가 잠잠해지고, 그만큼 한 곳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됩니다. 최면은 신비한 마법이 아니라 뇌 활동의 변화로 측정되는 현상이며, 그 또렷한 집중 속에서 평소 닿기 어렵던 마음 깊은 곳에 다가갑니다."

최면이라고 하면 흔히 깊이 잠든 모습을 떠올립니다. 눈을 감고 축 늘어진 채, 누군가 시키는 말에 따라 움직이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최면에 든 사람의 뇌를 들여다보면, 잠든 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 나타납니다. 잠들기는커녕, 한 곳을 향해 오히려 더 또렷하게 깨어 있습니다.

최면에 든 뇌가 잠든 뇌와 다르다는 것은 단순한 인상이 아닙니다. 뇌 영상 장비로 직접 포착된 차이입니다. 최면은 의식이 꺼지는 일이 아니라, 뇌가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최면은 잠드는 것이 아니라 한 곳에 빛을 모으는 일

어두운 무대를 떠올려 봅니다. 조명 하나가 배우 한 사람만 비추면, 객석도 다른 배우도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그 한 사람만 환하게 떠오릅니다. 최면에 든 마음도 이와 비슷합니다. 주의라는 빛이 한 곳으로 좁게 모이면, 주변의 잡다한 것들은 뒤로 물러나고 한 지점만 또렷하게 밝아집니다.

잠과 최면이 갈리는 자리가 바로 여기입니다. 잠이 의식의 빛을 통째로 끄는 것이라면, 최면은 그 빛을 끄지 않고 한 점으로 모으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면에 든 사람은 잠든 사람과 달리, 안내자의 말을 듣고 반응하며 원하지 않으면 거절도 합니다.

뇌 영상이 보여 준 변화

이 변화를 처음으로 밝혀낸 사람은 데이비드 스피겔(David Spiegel) 교수입니다.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연구팀을 이끌고, 최면에 든 사람들의 머릿속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들여다봤습니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은 뇌의 어느 부위가 얼마나 활발히 일하는지를 보여 주는 장치입니다.

촬영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배측 전대상피질(dACC)이라는 부위였습니다. 이곳은 주변을 살피고, 무엇이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끊임없이 점검하는 일을 맡습니다. 자기 자신을 감시하고 평가하는 뇌의 기능을 담당하는 자리입니다. 최면에 들자 이 부위의 활동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변화는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판단과 집중을 맡는 부위와, 잡념을 일으키고 자신을 자꾸 돌아보게 하는 부위 사이의 연결도 느슨해졌습니다. 그래서 한 곳에 깊이 몰입하면서도,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생각에서 풀려납니다. 이런 변화는 최면을 깊이 경험한 사람일수록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뇌에서 일어난 변화는 실제로 무언가를 바꿀까

여기까지 보면 한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뇌 영상에 비친 이런 변화가, 정말 우리 삶에서 무언가를 바꾸기도 할까요? 임상 연구는 그렇다고 답합니다.

이 물음에 근거로 답한 국내 연구가 있습니다. 압박 상황에서 실력이 무너지는 운동선수를 최면으로 다룬 박준화(2018)의 연구입니다. 박사는 그 무너짐의 뿌리를, 의지나 반복 훈련으로는 닿지 못하는 무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최면상담을 받은 선수들과 받지 않은 선수들을 견주어, 변화가 실제로 일어나는지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의지만으로는 되돌리기 어렵던 몸의 반응이, 깊은 집중 속에서 달라지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또렷한 집중이 변화의 문을 여는 까닭

최면에 들면 자신을 끊임없이 살피던 뇌의 감시 기능이 누그러지고, 그만큼 평소 비판에 막혀 있던 새로운 생각이 더 쉽게 자리를 잡습니다. 다시 무대로 돌아가 보면, 객석의 웅성거림이 잦아들 때 비로소 무대 위 한 사람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최면 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신비한 마법이 아닙니다. 뇌가 한 곳으로 빛을 모으는, 눈으로 확인되는 또렷한 변화입니다.

Reference / Media Report

이와 관련한 실전 임상 솔루션은 체인지 심리최면상담센터의 전문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으며, 최면의 과학적 원리에 관한 박준화 박사의 연구와 관점은 언론 보도를 통해서도 소개된 바 있습니다.

● [에듀동아] 박준화 심리학 박사, 현대 뇌과학과 심리최면의 접점 ‘신경가소성’ 제시

● [메디컬투데이] 공황장애 환자 연간 20만명 시대…폭넓은 관점으로 접근해야

Q&A / 관련 자주 묻는 질문

Q.

최면에 들면 잠드는 건가요?

A.
아닙니다. 최면은 잠과 다릅니다. 잠은 의식이 흐려지는 상태입니다. 반면 최면은 의식이 깨어 있는 채, 주의가 한 지점으로 깊이 모이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최면 중에도 안내자의 말을 듣고, 스스로 판단하며, 원하지 않으면 거절할 수 있습니다.
Q.

최면 중에 뇌가 실제로 변하나요?

A.
네. 뇌 영상 연구에서 최면 중 뇌의 활동과 연결 방식이 실제로 달라지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주변을 살피고 걱정하는 일을 맡는 부위의 활동이 줄고, 그만큼 한 곳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됩니다.
Q.

최면 상태를 기계로 측정할 수 있나요?

A.
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같은 장치로 최면 중 뇌의 변화를 직접 측정할 수 있습니다. 최면이 단순한 기분이나 상상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라는 근거입니다.
Author / 저자
박준화 박사 공식 프로필 사진

박준화

Park Junhwa, Ph.D.
심리학 박사 · 한국심리최면협회(KPCHA) 협회장

15년 이상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공황·입스 등 무의식 반응 문제를 신경가소성 원리
기반해 분석하고 개선해 온 심리학 박사입니다.

  • 가톨릭대학교 심리학 박사 (상담심리)
  • 연세대학교 심리학 석사 (임상심리)
  • 임상심리사 (국가공인 자격)
  • NGH 인증 최면 전문가 (Certified Hypnotist)
  • 체인지 심리최면상담센터 소장
  • 미국심리학회(APA) Division 30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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